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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바람
기온은 좀 올라서 춥지 않으나 구름 잔뜩, 회색 진한 우중충한 날씨. 어제까지 이틀 연속 대형 집단 감염, 지역 감염 소식이 킹스턴에 이어졌었다. 수감자 교정 시설이 있는 인근 타운에서 수감자들 80명 이상이 확진되고, 킹스턴 안에 시설에서도 몇 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퀸즈 대학 캠퍼스 주변에서 벌어진 파티 참가자들 50여명도 확진, 요양시설 환자도 확진... 어제만 15명이 추가 되었고, 역시 대부분이 2-30대 연령층이다. 온타리오 주 정부는 크리스마스 이후에나 온타리오 남부 전체에 새로 강화된 규칙을 발령할 예정이란다. 지금 당장 지역 봉쇄에 나서도 감염 속도를 줄이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아직 크리스마스까지 1주일이나 남았음에도... 어쩌겠나... 여력이 없음이다. 통금이나 영업제한은 이미 자발..
저녁을 다 먹고, 어째 잘 넘어가나 했는데...아랫층에서 제 아빠와 이야기 하더니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올라와 내 앞에서 뚝뚝...”내가 정말 바보 같고,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애들이 얼마나 날 이상하게 봤을까? 교수님도 언짢아 하는 것 같아 보이고...내가 무례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내 참...이제 이 짓도 다 끝났나 했는데...아직도 멀었나...나는 언제까지 이 아이의 눈물을 위로해야 하는 걸까? 결국 내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만해. 내가 쓸데없이 우는 것 하지 말라고 했지? 울어야 할 만한 일도 아닌데 왜 울어? 여자는 아무 때나 우는 거 아니야!” 절대 바로 끝나지 않는다. 담아두고, 참고 참아 눌러 둔 속 내를 다 끄집어 내고서야 울음 뚝! 다시 웃으며 내게 안긴다. 어릴 때는 그렇게 ..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영하로 떨어지기도 하지만 낮엔 거의 영상을 유지하는 편이라 해만 나면 봄날 같다. 나무도, 잔디도, 어디를 둘러봐도 초록은 아직이지만...그래도 뒷마당 화초의 움도 올라와 있는 걸 보면 크로커스 같은 앉은 뱅이 꽃들이 피는 것도 금방이다. 여기서 초록은 귀하다. 쉬이 오지 않고 기다림이 한정 없어 지쳐 지쳐...하아...탄식이 나올 때나 되어야 겨우내 쌓였던 눈과 얼음이 녹는다. 나무도 벌거 벗은 채로 얼마나 힘들까...초록 잎이 나자면 눈이 녹고도 한참이다. 꽃 부터 피는 나무들은 꽃이 떨어져야 초록 이파리가 달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잠깐이다. 이제 꽃망울이 돋네...하고 잠깐 잊은 사이 꽃이 피고, 또 잠깐 사이 꽃이 지며 초록으로 변한다. 그 잠깐을 왜 그리 쉽게 놓치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