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생각 (3)
길 위의 바람
우리는 아이가 아주 어릴 때 부터 유언장을 작성해 두고, 또 그 내용을 가족들에게 알려 두었다. 물론 아이에게도 자세하게, 가령 부모가 갑자기 둘 다 사망하는 경우에 누가 후견인이 되고 재산은 어떻게 관리되는지 같은 것 말이다. 우리는 생명 보험, 종신 보험도 갖고 있고, 유언장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가장 최악의 사태를 대비한 일이다. 그런 일이 안 일어 나겠지만, 그렇게 믿고 싶지만... 일어 난다면 없을 경우 엄청난 불이익과 고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인생에 “준비”해서 막거나 대처할만한 일은 거의 없다. 준비는 어디까지나 예상, 혹은 상상에 대한 대비이거나, 아니면 그저 살면서 쌓이는 지식과 경험의 산물로 현재의 나, 나의 능력이 준비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어떤 사건이나 상..
왜 그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다. 죄 사함...기독교와 카톨릭에서 말하는 사함을 받으면, 나아가 어떤 죄를 짓고 형을 살고나면 그 죄는 없어지는 것일까? 내가 죄인의 입장이면 당당히 나는 형을 치루었다, 댓가를 치루었다로 말끔히 지워지거나 잊혀지는 게 마땅하다고 여길 것 같다. 그래야 살 수 있으니까. 하지만, 세상엔 감옥에서 형을 사는 것만으로 용서 받을 수 없는 죄도 있다. 피해자의 고통이 가해자가 산 형기만으로 충분히 없어지는 죄라면 나는 인정하겠다. 그러나 피해자의 숫자나 고통이 가해자의 수형 기간만으로 턱도 없다면 나는 그 죄에 합당한 형벌, 충분한 형벌이라고 못 하겠다. 그래도 사회에는 법과 규칙이라는 것이 있으니 그 안에서 처벌 받고 인정해야 한다 치자. 그러나 최소한의 도덕적, 도의적 반성이..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Out of sight, out of mind...돈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달리 말할지도 모르겠다. 매일 쓰고 있어야 하는 돈이 어떻게 눈에서 멀어질 수 있으며, 또 눈에 안 보여 없을 수록 더 간절하고 절박한 게 돈이라고. 맞는 말이다. 생계의 절박함이나 끝에 간당간당하게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겐 그저 신선놀음 하는 사람들의 농담 수준의 말이다. 나는 가난을 절실하게 겪으며 산 적이 없다. 그렇다고 중산층의 유복한 삶도 아니다. 그저 먹고 사는데 지장 없이 살아온 편이다. 아버지가 사업을 몇 번 말아드셔서 힘든 적이 있어도 자식들 삶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바닥은 아니었고, 이후에 가세가 기울어 아파트 월세로 죽 살았지만 집 없이 산 것도..